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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승리호 후기: 꽃님이 구하기영화와 음악 2021. 2. 12. 11:39반응형
*결말스포 있어요.
출처/다음영화 승리호 감상후기: 꽃님이 구하기
꽃님이, 타이거박, 업동이 그리고 CG.
스토리가 진부하고 긴장감이 없다는 평들이 많았다. 나는 대체로 재미있게 봤다. 볼만한 영화라고 추천하고 싶다. 그런데 우리나라 음악이나 영화에 후한 점수를 주는 나의 시선에서도 만족스럽지 못한 것은 있었다.
우주에서 벌어지는 비현실적인 일들을 그리면서 긴장감을 유지하는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극의 초반에 세계관을 이해할 때 공간이 머리속에 잘 그려지지 않아서 집중이 안됐다. 저들이 어디서 어디로 왔다갔다 하는지 영화 끝날때 쯤 이해했다. 이점은 뭐 미래세계 우주물이니 그러려니 한다. 공간에 대한 이해가 없어도 화려한 볼거리가 많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았다.
좀 실망스러운 점은 감정이입이 안되는 두 주인공이었다. 송중기와 김태리는 탑스타이고 좋은 배우들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 장르에는 맞지 않는 것 같다. 로맨틱하고 섬세한 외모 그대로 우주 해적같은 역할을 하고있어서일까. 진짜로 쎄보이지 않고 쎈척하는 것으로 들리는 대사, 초등학생이 까부는듯 가소로와 보이는 연기가 아쉬웠다. 많은 돈이 투입된 블록버스터라서 탑스타를 쓰는 것밖에 다른 선택지가 없었나보다.
캐릭터를 좀 더 정성스레 구축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태호(송중기)와 장선장(김태리)의 과거를 설명해주긴 하지만 여전히 그들은 매력없는 주인공이었다. 과거에 단호하고 진지했던 인물이 몇년만에 속물처럼 뺀질거리는 사람이 되는 설정이 별로 매력적이지 않았다. 그렇게 위악적인 태도를 보이다가 나중에 꽃님이와 지구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까지의 간극이 너무 컸다. 그나마 박씨와 빈티지로봇 업동이가 주인공 두 사람보다는 더 입체적으로 느껴졌다.
출처/넷플릭스 나는 꽃님이와 타이거박의 서사에 감정이입 되었다. 타이거박도 극악한 범죄자였던 사람이 갑자기 꽃님이를 보고 보호본능이 살아나는데, 부자연스럽긴 하지만 캐릭터가 생생하고 꽃님이와의 케미가 좋아서 넘어갈만하다. 2090년대에서 보면 구식로봇인 업동이는 순전히 유해진배우의 구수한 목소리 연기때문에 정이가는 캐릭터가 되었다. 배우가 중요하다는걸 다시 한번 느낀다.
성별이 부여되지 않은 로봇을 당연히 남자로 추정하는 나의 편견을 후려치는 설정도 재미있었다. 역시 업동이와 꽃님이의 케미도 좋았다. 단연코 승리호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꽃님이.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배우는 어디서 나타난 걸까. 꽃님이를 보기위해서 이 영화를 꼭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다른 나라 관객에게는 배우가 특별히 어색하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배우들의 전작을 잘 알고있어서 몰입이 안됐던 것 같다. 만든 사람들의 고생이 보일만큼 훌륭했던 CG도 칭찬하고 싶다. 주연배우들을 너무 혹평한거 같아 미안하지만 영화를 이끌어가는 위치에 있다면 좀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하지 않을까.
요즘 한국영화를 볼때 나는 자기검열을 하는 버릇이 생겼다. 영화에 대해서 내가 느끼는 불만이 혹시 문화사대주의에서 나온게 아닐까 한번 더 생각해 보게된다. 승리호 주연배우의 연기가 어색하다고 느낀 것이 어쩌면 내 무의식속 우주에 백인들만 등장해서 그런건 아닐까. 이런 장르의 한국영화가 더 나오면 알게 될 것이다.
평점: 7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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