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출처/다음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Secret life of Walter Mitty)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회사는 라이프 잡지사다. 라이프는 1936년~1972년까지 뉴욕에서 발간된 주간 화보잡지다. 잠시 폐간되었다가 1978년에 월간지로 바뀌어 발행되었다.

 

 

주인공 월터 미티는 라이프사에서 원본필름을 인화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월터에게는 이상한 버릇이 있는데 가끔씩 멍때리면서 상상의 나라로 가는 것이다. 나도 가끔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가는 경험을 하기에 월터에게 감정이입이 됐다. 16년간 라이프에 근무한 월터는 단조로운 일상을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의 상상속에서는 기상천외한 일들이 벌어진다. 이 때의 월터는 넋이 나가있다.

 

라이프사는 종이잡지 발행을 끝내고 온라인 잡지사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위해 새로 온 왕재수 이사는 멍때리는 월터를 보고 놀리고 시비건다.

 

마지막호에 실릴 사진을 찍은 사진작가가 소포를 보내오는데, 3장의 수상한 사진과 월터에게 주는 가죽지갑이 동봉되어 있다. 그런데 표지에 실릴 원본필름 25가 보이지 않는다. 영화는 이 시점부터 관객의 호기심을 결말까지 잘 끌고간다.

'도대체 25번은 무슨 사진인데?' 라고 생각하며 몰입하게 된다.

 

 

 

 

 

 

 

 

 

사진작가와 연락이 닿지 않자 월터는 그를 찾아 그린란드로 간다. 여기서 술취한 조종사가 운전하는 헬기에 뛰어드는 장면이 아주 인상적이다. 왜냐면 그가 좋아하는 여인이 상상속에서 나타나 무려 데이비드 보위의 '스페이스 오디티'를 불러 주기 때문이다.

 

이 후 월터의 행적은 엄청나다. 헬기에서 어선으로 뛰어내리다 물에 빠지고 상어에게 먹힐 뻔한다. 아이슬란드에 가서 사진작가를 찾다가 화산이 폭발하여 화산재를 뒤집어 쓴다. 이 영화를 보고 아이슬랜드에 가보고 싶어졌다는 사람들이 많다. 아름다운 아이슬란드의 도로위에서 월터가 스케이트 보드를 타는 장면은 너무나 멋지다.

 

 

 

 

 

 

출처/다음영화

 

 

 

 

우여곡절 끝에 아프가니스탄까지 가서 히말라야에 올라가 사진작가를 만난다. 둘이서 히말라야 눈표범(snow leopard)이 나타나길 기다린다. 25번 필름을 달라고 하는 월터에게 사진작가는 자기가 준 지갑 안쪽에 넣어두었다고 말한다. 월터는 이미 지갑을 버렸는데...... 사진작가는 '25번은 아름다움 자체'라며 '거 참 안됐네'라는 투로 말한다.

 

눈표범이 나타났는데 사진작가의 태도가 이상하다. 사진기를 걸어두고도 셔터를 안 누른다. 왜 안찍냐고 월터가 물으니,

 

"가끔은 찍지 않는다. 그 순간을 망치지 않으려고. 그냥 그 순간에 머문다"

 

아련한 눈빛과 어물거리는 숀펜의 연기가 참 좋았다. 꾀죄죄한 모습의 사진작가. 그는 평생 사진을 찍어 먹고살았을텐데 사진이 방해되어 안 찍을 때가 있다고 한다. 그냥 그 순간을 오롯이 가지려고. 진짜로 소중한 순간에 과연 사람들은 사진기의 프레임 안에 그 순간을 가둘 것인가?

 

월터는 이러저러한 과정을 거쳐 25번 필름을 되찾는다. 모험을 하는 동안 월터의 멍때리는 증상은 거의 없어진다. 상상속에서만 모험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의 삶 속에서 모험을 시작할 용기가 생긴 것이다. 회사에서는 정리해고 당하지만 16년 동안 라이프사에서 일한 지루한 이력서에 모험 가득한 경험이 추가된다. 그리고 망설이기만 하던 여성에게도 적극 다가가게 된다. 

 

 

그래서 25번 필름은 무엇을 찍은 것일까. 결말을 보면서 울컥했다. 사진작가가 말한 아름다움이란

성실함, 책임감, 겸손함, 사랑...... 이런 것이라고 해석된다. 

 

 

*25번 사진이 무엇인지는 직접 보시길 추천합니다. 오래도록 생각날 좋은 영화입니다.

 

평점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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