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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고요의 바다 결말, 참신한 소재 그리고 루나영화와 음악 2021. 12. 28. 23:06반응형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 결말 - 인류는 살아남을 자격이 있나
(*강스포)
넷플릭스에서 K컨텐츠가 맹활약하고 있다. 오징어게임이 워낙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는 바람에 이후에 나오는 드라마들은 조금 부답스럽게 되었다. 오징어게임은 쉽게 깰 수 없는 기록을 세웠는데 그런 시리즈가 연달아 나오겠는가.
고요의 바다는 한국 창작자들이 성공의 맛을 본적이 없는 장르다. SF스릴러고 우주를 배경으로 한다. 국내외 시청자 반응들 중에 공통적인 것을 추려보면 '초반 전개가 지루하다' '과학적 고증이 부족하다' 정도로 정리 된다. 소재가 진부하다는 말은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소재가 참신했고 발해기지 내부나 달의 모습 등도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우주공학에 대해 잘 모르는 나는 꽤 재미있게 보았다.
약간의 고구마 전개가 있었는데, 마지막 회가 제일 그랬다. 앞에서 끌어온 이야기가 속도감 있게 결말로 달려야 하는데 약간 긴장감이 떨어지게 연출되었다. 내겐 이게 유일한 불만사항이었다.
마지막에 우주복을 입고 월수에 휩쓸려 기지밖으로 튕겨나간 후 송박사(배두나)가 루나를 찾는데 루나는 달표면을 폴짝 폴짝 걷고 있다. 자신의 목숨을 희생한 한대장(공유)은 우주복을 입은채 기지밖에 튕겨나가 있다가 루나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고나서 숨을 거둔다. 지구에서 구하러 온 우주선이 내려오면서 영화는 끝난다. 송박사가 루나를 세계우주연구소(?) 라는 중립지대로 데려가겠다고 했으니, 루나가 지구로 가서 실험실의 원숭이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게 엔딩에서 보여준 타당한 결말이다.
루나는 73번째 생체실험 클론이다. 달의물이 인간에겐 바이러스처럼 작용하는데, 루나는 월수의 작용을 이겨내고 진화한 종이 되었다. 마지막 부분에 루나는 우주복도 없이 달표면을 자연스레 걷는데, 중력이나 산소호흡등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초인류로 진화했다는 설정인듯 하다. 그런데 나는 그 장면이 루나의 죽음을 환상적으로 표현한 것처럼 느껴졌다. 인류를 구할 백신과 같은 존재인데 죽는 설정은 아닌것 같아서 그냥 나의 오해일거라 판단한다.
'월수와 루나' 가 대가뭄으로 바다마저 사라진 지구를 구할 열쇠다. 생채실험용 복제인간이 인류의 구원자로 진화하다니...... 지구의 문제가 해결될텐데도 희망적인 느낌이 안든다. 그 이유가 뭘까?
지구의 인간들은 옛날에도 그랬고 달에 기지를 건설한 미래에도 참 뻔뻔하다. 지구에 물이 부족해서 물 배급제를 실시하는데, 계급을 나누어 지급한다. 그 기준은 공동체에 기여한 바로 정하는듯 싶었다. 물이 더욱 필요한 사람(약자, 병든자)을 배려하지 않는다. 엘리트들이 이 영화속에서도 상위 계급이다. 사회의 모습은 지금도 그러하니 뭐 그렇다 치자. 그런데 지구의 인간들 살리자고 달에서 복제인간을 대량으로 만들어 생체실험을 한다. 아마도 감독은 '인간은 계속 번성할 가치가 있는 종인가?' 묻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타인을 위해, 지구에 있는 딸의 목숨을 위해 한대장이 희생하는 것으로 영화를 맺었는지도 모르겠다.
뜻밖의 전개로 신선했고 달에 '발해'라는 이름의 기지가 있다는 상상만으로 더욱 좋았던 영화다. 과학적 타당성 문제에 많이 신경쓰지 않는 시청자라면 재미있게 볼수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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