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14주까지 낙태가능 입법예고 - 낙태죄 폐지, 임신중지 합법화

임신 14주까지 낙태가능 입법예고 - 낙태죄 폐지, 임신중지 합법화

 

 

 

 

 

 

 

 

 

낙태죄는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헌재의 결정이 있었다. 임신 14주 까지는 임신중지를 해도 죄가 되지 않도록 법이 개정될 예정이다. '낙태죄'라는 말에는 너무 많은 의미가 담겨있어 헌재가 위헌 판결을 내렸을 때도 세상이 시끄러웠고 14주이전 임신중지 가능 입법예고도 기사가 나오자마자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서 갑론을박이 시작되었다.

 

'낙태'라는 무서운 단어를 처음 접한 것은 여고1학년 때였다. 성교육 시간이었는데 임신중절 수술영상을 보여주었다. 여고1년생들을 겁주며 일방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메시지는 명확했다. 임신중절은 범법행위(crime) 이며 동시에 죄(sin)라는 것이었다. 그 영상이 얼마나 충격적이었던지 그후로 쭉 낙태반대주의자로 살았다. 개인의 권리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 해보고 임신과 출산을 직접 겪고 나서는 견해가 완전히 바뀌었다.

 

즐겨찾는 커뮤니티에 14주 태아사진이 등장했다. 아주 작지만 사람의 형상을 한 생명을 보며 임신중지에 기꺼이 찬성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런 사진은 낙태가 도덕적으로 죄(sin)임을 강조한다. 입법예고된 그 법은 도덕적인 측면을 다루는 것이 아닌데 말이다.

 

여러가지 원인으로 임신을 지속할 수 없는 개인이 법을 어기지 않고 임신을 중지할 수 있도록 나라가 기준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아주 오랫동안 여성들은 합법이건 불법이건 낙태를 해왔고 또 앞으로도 할 것이다. 자기몸에서 인간 하나를 뽑아내야 하는 임신출산의 과정은 목숨이 걸린 일이기도 하고 일단 젖먹이가 생기면 누구에겐가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도저히 출산을 선택할 수 없는 사람도 있다. 도덕적인 잣대로 '태아도 사람인데…...ㅉ ㅉ 여자들 미쳤나보다' 라고 말하는 것은 이 법의 취지를 무시한 편리한 비난일 뿐이다.

 

 

 

 

 

 

사진출처/눈높이대백과 : 태아의발달과정

 

 

 

 

 

 

 

14주 태아. 사람의 형상을 한 생명체이지만 아직 이 사회의 구성원이 아니다. 생명체로 발생단계를 거치는 14주 태아의 생명권을 그토록 소중히 하는 사람들이, 누군가의 딸로 태어나 20~30년동안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온 개인의 자기결정권은 왜 그리 무시하고 싶어할까.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 어떤 회원이 임신중지에 대해 아버지의 권리가 박탈되었다며 글을 썼다. 14주이전 태아의 생사여탈권을 오롯이 엄마가 갖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한다. 그 커뮤니티는 신중한 회원분들이 많기에 이 법의 취지에서 벗어난 주장이라고 댓글로 여러번 설명해 주었다. 아버지의 권리와 의무는 민법에서 아주 잘 보호된다고 설명해줘도 기어이 생사여탈권에 관여해야겠다고 계속 댓글을 달고 있었다.

 

그 글을 보면서 3가지 생각이 들었다.

 

1. 나는 정말 괜찮은 남자와 살고 있구나. 아이 둘 정도는 낳아기를만큼 벌어다주면서도 언제 몇명을 낳을지 결정권을 오롯이 나에게 준 내 남편은 진짜 괜찮은 사람!

2. 난자의 크기는 정자의 천배 이상이라는데 투자를 많이 한 사람이 권리를 더 갖는게 맞지 않을까. 출산의 위험까지 더해서 말이다.

3. 여성의 발정기가 숨겨진 방향으로 진화한 것은 수컷의 부양을 받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라 하던데. 어쩌면 이런 사람(출산을 강요하는 사람)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파트너를 만나면 여성은 ''안알랴줌'' 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임신14주. 파트너가 알려주지 않으면 남자는 임신여부를 알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