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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 김정선책 2020. 8. 17. 11:48반응형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 김정선
이 책의 부제는 ‘내가 쓴 글, 내가 다듬는 법’이다.
글을 우리말 어법에 맞게 고칠 때 꼭 알아야 할 내용을 정리해 놓은 책이다.
203 쪽으로 끝나는 짧은 책인데 중간에 재미난 소설도 나온다. 작지만 알차다.
글을 다듬을 때 반드시 확인해야할 내용은 다음과 같다.
버릇이 되어 무심코 쓰지만 어색한 표현들이다.
1) 적의를 보이는 것들: ~적, ~의, ~것, ~들
사회적 현상 → 사회 현상
정치적 세력 → 정치 세력
문제의 해결 → 문제 해결
노조 지도부와의 협력 → 노조 지도부와 협력하는 일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를 배려한다는 것이다.
→ 사랑이란 서로를 배려하는 것이다.
모든 아이들이 손에 꽃들을 들고 자신들의 부모들을 향해 뛰어갔다.
→ 모든 아이가 손에 꽃을 들고 자기 부모를 향해 뛰어갔다.
2) 굳이 있다고 쓰지 않아도 어차피 있는: ~있는
멸치는 바싹 말라 있는 상태였다. → 멸치는 바싹 마른 상태였다.
그 제안에 대한 검토가 있을 예정이다. →그 제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가까운 관계에 있었다 → 가까웠다.(가까운 사이였다)
그의 말은 일전에 언급한 내용과 관련이 있음에 틀림없다.
→ 그의 말은 일전에 언급한 내용과 관련이 있는 게 분명했다.
3) 지적으로 게을러 보이게 만드는 표현: ~에 대한, ~들 중 한 사람, ~같은 경우
사랑에 대한 배신 → 사랑을 저버리는 일
노력에 대한 대가 → 노력에 걸맞는 대가
그녀는 전형적인 독일 여자들 중 한 사람이었다.
→ 그녀는 전형적인 독일 여자였다.
4) 내 문장은 대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방향을 나타내는 조사는 잘 가려서 써야 한다.
~에게, ~로부터
5) 당하고 시킨 말들로 뒤덮인 문장
휴가가 너무 기다려 진다. → 휴가를 쏜 꼽아 기다린다.
둘로 나뉘어진 조국 → 둘로 나뉜 조국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줘. →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해 줘.
음료는 품절이세요. → 음료는 품절되었네요.
그 밖에도 주격 대명사, 지시 대명사, 접속사, 과거형 표현(영어식의 대과거 표현) 등이 어색하게 쓰인 예문과 매끄럽게 다듬은 문장이 나온다. 위에 열거한 모든 항목을 아우르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다음과 같다고 한다.
"누구나 문장을 쓸 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그리고 위에서 아래로 써 나간다는 것이다."
너무 당연해서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다. 문장을 이루는 요소들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온전하게 펼쳐져서, 순서대로 읽어 나가면 이해하기 쉽게 배치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 원칙은 영어를 우리말로 번역할 때도 도움이 된다.
한글 문장은 영어와 달리 되감는 구조가 아니라 펼쳐 내는 구조라서 역방향으로 되감는 일 없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계속 풀어내야 한다. 영어가 되감는 구조인 이유는 관계사가 발달했기 때문이다. 관계 부사나 관계 대명사를 통해 앞에 놓인 말을 뒤에서 설명하며 되감았다가 다시 나아가는 구조가 흔할 수밖에 없다. 반면 한국어에서 관계사라고 할 만한 건 체언에 붙는 조사밖에 없다. 따라서 한글 문장은 되감았다가 다시 나아갈 이유가 없다.
The man who told me about the murder case that had happened the other day was found being dead this morning.
일전에 벌어진 살인 사건에 대해 내게 이야기해 준 그 남자가 오늘 아침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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