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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살 것인가 - 유현준책 2020. 8. 11. 08:35반응형
어디서 살 것인가 - 유현준
'알쓸신잡'에 나왔던 건축가 유현준 교수의 책을 읽었다. 평소에 잘 모르는 건축에 관한 이야기를 쉽게 해주는 책이다. TV 에서도 나왔던 한옥의 처마 이야기나, 위치에너지와 권력의 관계를 수치로 계산했던 내용이 자세히 나온다. 건축물 사진 이외에 작가가 직접 그린 스케치가 중간중간 등장해서 새롭다.
책의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우리나라 학교 건축에 관한 이야기였다. 우리의 학교 건물은 창문의 크기만 다를뿐 교도소 건물과 거의 같다는 점이다. 통제와 감시에 최적화 된 건물 형태라고 한다. 이런 곳에서 공부하면서 창의적인 인물이 나오기는 힘들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학교건물이 스머프마을 같은 저층형 건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 아이들이 외부로 나와 쉽게 자연을 접하면서 친구들과 놀 수 있기 때문에 친구관계도 좋아지고 다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다고 한다.
건축물을 만들 때 우리는 건축물 자체에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 그 건축물이 담아내는 '삶'을 바라보아야 한다. 우리는 차를 선택할 때 자동차의 디자인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외관 디자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자동차를 누구와 함께 타고 어디를 가느냐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건축과 도시를 만들 때 건축물 자체보다는 그 공간 안에서 이루어질 사람들의 삶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어서 생각해야 한다.
첵의 제목은 '어디서 살 것인가' 이지만 결국 내게 남은 질문은 이것이다.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내가 살고 싶은 집은 이런 집이다. 그렇지만 현재 살고있는 집은 아파트다. 내 고장 수원에서 이런 집을 짓고 살려면 돈이 많아야 한다. 집을 건축하는데 드는 돈은 물론이거니와 유지비도 많이 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론은 또 인생 후반부에 무엇을 하며 먹고 살 것인지로 귀결된다.
가끔 속단하는 저자의 논리에 '에이~ 설마...' 하는 부분도 좀 있다. 그렇지만 건축가의 시선에서 본 도시와 문화를 이야기 한 책이라 재미있게 술술 잘 읽힌다.반응형'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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