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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틸라도술통 - 애드가 앨런 포책 2020. 8. 10. 20:04반응형
으스스한 단편소설의 끝판왕 포의 작품을 번역해 보았다. 19세기 미국 작가 애드가 앨런 포의 단편 중에 고딕풍의 괴기스러움이 매력적인 작품을 올려본다.
*Amontillado는 스페인산 쉐리와인 이름이다. 영어로는 아몬틸라도로 발음되고 스페인어로는 아몬티아도이다.
아몬틸라도 술통 (The cask of Amontillado)
애드가 앨런 포 (Edgar Allan Poe)
(1846)
-번역 마녀우주
포추나토가 수 천번 무례하게 굴었어도 나는 여태까지 최대한 참아왔다. 그런데 그가 감히 모욕을 주었을 때 나는 복수를 맹세했다. 내 천성을 잘 알다시피 나는 협박은 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나는 원수를 갚을 것이다. 나의 복수는 위험요소를 배제한 체 정확성을 기하면서 결정되었다. 이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나는 그를 벌하되 그로 인한 처벌을 받지 않고 무사해야 한다. 앙갚음 자체가 복수하는 사람을 능가해 버리면 잘못된 행동을 제대로 바로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잘못을 행한 사람이 복수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게 되면 역시 잘못된 행동을 제대로 바로잡을 수 없다.
나는 말로나 행동으로나 선의를 의심할 만한 단서를 포추나토에게 주지 않았다. 나는 계속 그의 얼굴에 대고 미소 지었고, 그는 이 미소가 그를 제물로 삼을 것이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에게는 약점이 있었다. 그렇지만 포추나토는 일면 존경스러운 면과 두려운 면도 갖추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포도주 감식가인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진정한 감식가의 정신을 가진 이태리 인은 없다. 대부분 그들의 정열은 때와 기회에 맞게 변용 될 뿐인데, 영국이나 호주의 백만장자를 사기치는 것이다. 그림이나 보석에 있어서 포추나토는 그의 동포들처럼 말이 많았으나 포도주에 있어서는 신중했다. 이런 면에 있어서는 사실 나는 그와 다르지 않았다. 나는 이태리 산 포도주에 능수능란 했으며 가능한 한 많이 구입했다.
사육제 기간의 광기가 최고에 달한 어느 해질 무렵에 그를 만났다. 술을 많이 마셨기 때문에 그는 지나치게 친절하게 내게 인사했다. 그는 광대 옷을 입고 있었다. 알록달록한 줄무늬 옷을 입고 있었고 머리에는 고깔모자와 종이 달려 있었다. 나는 그를 만난 것이 너무나 반가워서 그의 손을 전에 없이 꽉 쥐었다.
나는 그에게 말했다. "이보게 포추나토, 잘 만났네. 오늘 자네 정말 좋아 보이는군. 그런데 말이야, 아몬티아도 술이라고 통용되고있는 술 한 통을 받았는데, 믿을 수가 있어야지."
"뭐?" 그가 말했다. "아몬티아도술 한 통이라고? 그럴리가! 게다가 사육제 기간 중에!"
"나도 의심스러워," 나는 대답했다. " 어리석게도 자네한테 상의도 하지 않고 아몬티아도 술값을 전부 치뤘지 뭔가. 자네가 보이지 않기에 거래를 노칠까봐 그랬다네."
"아몬티아도!"
"난 의심스러워."
"아몬티아도!"
"확인해봐야겠어."
"아몬티아도!"
"자네가 바쁘다면 곧장 루크레시한테 가야지. 그는 비평적인 재능이 있지 않나. 그가 알려주겠지… "
"루크레시는 아몬티아도와 셰리주를 구별하지 못해!"
"어떤 자들은 루크레시의 미각이 자네에게 필적한다고 하던데.”
"어서 가자고."
"어딜?"
"자네의 포도주 저장고로."
"이보게, 안될 소리. 자네의 온정을 강요할 생각 없네. 약속이 있는 듯 하던데. 루크레시가...... "
"약속 없어. 어서 가세."
"안되겠네. 약속뿐만 아니라 자네가 지독한 감기로 고생하는 것 같으니 말야. 포도주 저장고는 굉장히 축축하다네. 온통 초석으로 덮여있어."
"어찌 됐건 가자니까. 감기는 아무것도 아냐. 아몬티아도! 내가 자네에게 강요하네. 게다가 루크레시로 말하자면 아몬티아도와 셰리주를 구별 못한단 말야."
이렇게 말하면서 포추나토는 나의 팔을 붙잡았다. 그는 검은 실크 마스크를 쓰고 외투를 내쪽으로 끌어당겨 입었고, 나는 서둘러 그를 집으로 이끌었다.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하인들은 사육제를 즐기기 위해 자취를 감추었다. 나는 그들에게 아침까지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 말하고 집 근처에서 어슬렁거리지 말도록 엄한 명령을 내렸다. 이 명령으로 충분했다. 그들은 내가 말을 하고 돌아서기가 무섭게 일제히 사라졌을 것이다.
나는 양초꽂이 촛대 두 개를 집어서 하나는 포추나토를 주었다. 그 불빛은 포도주 저장고로 향하는 복도로 난 방들로 그를 안내해 주었다. 그에게 조심스럽게 따라오라고 말하면서 나는 길고 굽이치듯 감겨있는 계단을 지나갔다. 우리는 드디어 지하실 입구에 도착했고 우리(몬트레서) 가문의 지하묘지의 축축한 바닥 위에 함께 서있었다.
내 친구의 걸음걸이는 불안정 했고 모자의 종은 그가 걸을 때마다 울려댔다.
"한 통이라...... " 그가 말했다.
"좀더 깊숙이 들어 가야 하네." 나는 말했다. "그런데, 이 동굴 벽의 어슴푸레한 빛에 보이는 흰 거미줄을 조심하게."
그는 나를 향해 돌아섰고, 술기운이 묻어나는 두 눈으로 나를 확고하게 쳐다보았다.
"초석이라고?" 그는 결국 말했다.
"응, 초석" 나는 대답했다. "감기 걸린 지 얼마나 되었나?"
"콜록콜록! 콜록콜록!...... 콜록콜록! 콜록콜록!"
불쌍한 내 친구는 몇 분간 대답을 하지 못했다.
"별것 아냐." 그는 결국 대답했다.
"이리 오게" 나는 결심한 듯 말했다. "우리 돌아가세. 자네 건강이 더 중요하네. 자네는 부자고, 존경 받고, 칭송 받고, 사랑 받는 사람이네. 자네는 예전 한때의 나처럼 행복하네. 자네는 정말 없으면 안될 사람이야. 나 같은 사람은 상관도 없지만. 우리 돌아가자고. 자네는 앓아 누울 것이고, 나는 그 원망을 들을 수가 없네. 게다가, 루크레시가...... "
"그만하게" 그는 말했다. "감기 따위는 아무것도 아냐. 그것 때문에 죽지 않네. 나는 감기로 죽지는 않을 걸세."
"그래 맞아." 나는 대답했다. "사실 불필요하게 자넬 놀라게 할 생각은 없네. 그러나, 가능한 한 적절히 주의할 필요가 있어. 메독 포도주 한 모금이 우리를 습기로부터 보호해 줄 거야.
나는 틀 위에 죽 늘어선 포도주줄 가운데서 한 병을 꺼내어 병마게를 땄다.
"마시게" 나는 그에게 포도주를 주며 말했다.
그는 곁눈질로 보며 포도주를 입술로 가져 갔다. 그는 잠시 멈추더니 친근하게 나에게 고개를 끄덕였고 모자의 종이 울렸다.
"나는 건배하겠네" 그는 말했다. "우리 주위에 묻혀 휴식을 취하는 영혼들을 위해."
"나는 자네의 장수를 위해 건배."
그는 다시 나의 팔을 붙잡았고, 우리는 앞으로 향했다.
"이 저장고는 매우 넓군” 그는 말했다.
"우리 몬트레서 가문은 위대하고 번성한 가문이었어." 나는 대답했다.
"자네 가문의 문장을 잊어버렸네."
"푸른 벌판에 놓인 황금 빛 사람의 발이네. 그 발은 사나운 뱀을 밟고 있는데 그 뱀의 송곳니가 발 뒷굽을 물고 있는 모양이지."
"그리고 좌우명은?"
"누구도 나를 화나게 하고는 무사하지 못하리라."
"좋군!" 그는 말했다.
포도주는 그의 눈에서 빛났고 종은 울려댔다. 나의 상상은 메독 포도주로 인하여 점점 더워져 갔다. 우리는 높게 쌓인 해골의 긴 벽을 지났고 술통과 나무기둥 사이를 지나 지하묘지에 가까이 갔다. 나는 잠시 멈추어서 이번엔 용감하게 포추나토의 팔을 잡았다.
"초석!" 나는 말했다. "이보게, 점점 강해지고 있네. 저장고에 이끼처럼 끼어있지 않은가. 우리는 강의 바닥층 깊이까지 내려왔네. 습기가 물방울이 되어 뼈 위를 흐르고 있어. 이리 오게. 너무 늦기 전에 돌아가세. 자네의 감기가...... "
"별것 아니라니 깐" 그는 말했다. "계속 가세. 그런데, 우선 포도주 한잔 더 마시자고."
나는 멈추어서 드그레이브 포도주병을 그에게 내밀었다. 그는 단숨에 들이켰다. 그의 눈은 격렬한 빛으로 빛났다. 그는 웃었고 병을 위로 던지면서 요란한 몸짓을 했는데, 나는 그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놀라서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그 이상한 동작을 되풀이 했다.
"자네는 이해 못하겠지?" 그는 말했다.
"모르겠는걸" 나는 대답했다.
"그렇다면 자넨 조합원이 아냐."
"어째서?"
"자넨 조합원이 아냐."
"조합원이야" 나는 말했다. "맞다니까."
"자네가? 그럴 리가! 조합원이라고?"
"조합원" 나는 대답했다.
"증거" 그는 말했다. "증거를 대봐."
"이거야" 나는 외투자락 밑에서 모종삽을 꺼내 내밀며 대답했다.
"농담 그만하게" 그는 몇 걸음 물러나며 소리쳤다. "아몬티아도술 있는 곳으로 계속 가자고."
"그렇게 하지" 나는 말했다. 나는 삽을 다시 망토 안에 넣고 그의 팔을 잡았다. 그는 나에게 무겁게 기대왔다. 우리는 계속 아몬티아도술이 있는 곳으로 길을 재촉했다. 우리는 줄지어 있는 낮은 아치를 지나서 계속 내려갔고 깊은 곳에 있는 납골당에 도착했다. 그곳의 공기는 너무 불결해서 우리의 촛대를 활활 타오르게 했다.
납골당의 먼 가장자리 한 쪽 구석에는 좀더 비좁은 공간이 있었다. 그 공간의 벽은 사람의 뼈로 저장고의 천장 높이까지 둘러싸여 있었는데, 마치 파리에 있는 위대한 묘지의 모습이었다. 내부 납골당의 삼면은 사람의 뼈로 그렇게 장식되어 있었다. 납골당의 한 쪽 면의 뼈는 무너져 내려서 바닥에 어지럽게 놓여 있었는데, 한 지점에서 꽤 크게 언덕을 이루고 있었다. 뼈가 무너져내려 벽의 내부가 노출되어 있었는데 우리는 그 안에서 움푹 들어간 벽감을 발견했다. 그 벽감은 4피트 정도의 깊이에 3피트의 넓이, 6~7피트의 높이정도로 보였다. 그 자체로는 특별히 무슨 용도를 위해 만들어진 것 같지는 않았고, 다만 지하묘지의 지붕을 받치기 위한 두개의 거대한 기둥 때문에 생긴 것이었고 그 벽감의 뒷면은 화강암 벽이 받쳐주고 있었다.
포추나토는 그 벽감의 깊이를 가늠해 보려고 희미한 촛대를 치켜 올려보았지만 헛수고였다. 약한 불빛으로는 그 끝을 볼 수가 없었다.
"계속 가지." 나는 말했다. "그 안에 아몬티아도 술이 있네. 루크레시 말에 의하면......"
"그는 멍청이야." 내 친구는 불안정하게 앞으로 나오며 말했고 나는 즉시 따라갔다. 벽감 안에서 그는 깊숙이 들어가 보았으나 벽으로 가로막혀 있자 어리둥절해서 바보같이 서있었다. 곧바로 나는 그를 벽으로 몰아 붙였다. 벽의 표면에는 쇠로 된 꺽쇠가 두 개 달려 있었고 두 개가 수평으로 2피트 정도 떨어져 있었다. 하나의 꺽쇠에는 쇠사슬이 연결되어 있었고 다른 꺽쇠에는 자물쇠가 달려 있었다. 쇠사슬을 그의 허리쪽으로 던지고 몇 초 만에 그것을 잠갔다. 그는 너무 놀래서 저항하지도 못했다. 열쇠를 뒤로 빼면서 나는 벽감에서 뒤로 물러났다.
"벽 위로 손을 내밀어봐” 나는 말했다. "너는 초석을 견디지 못할걸. 사실 매우 축축하거든. 다시 한번 돌아가자고 간청해볼까? 싫다고? 그렇다면 나는 단호히 너를 여기 두고 가야겠군. 그러기 전에 간단한 처리를 해두어야지.
"아몬티아도!" 아직도 놀란 채로 내 친구는 소리쳤다.
"맞아" 나는 대답했다. "아몬티아도."
이렇게 말하면서 나는 아까 말한 뼈들 사이에서 분주히 움직였다. 뼈들을 양쪽으로 제쳐 놓고 다량의 건축용 석재와 회반죽을 준비했다. 이 재료들과 내 모종삽을 가지고서 나는 열심히 벽감의 입구에 벽을 쌓아올리기 시작했다.
포추나토의 술기운이 많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첫 번째 층을 겨우 쌓고 있었다. 그의 술이 깬 초기 징조는 벽감 안에서 들려오는 낮은 울음소리였다. 그것은 술 취한 사람의 울음이 아니었다. 그리고는 아주 길고 고집스러운 침묵이 이어졌다. 나는 두 번째, 세 번째, 그리고 네 번째의 층을 쌓았다. 그리고는 격렬한 쇠사슬의 진동소리를 들었다. 몇 분 동안 그 소리가 지속되었고 나는 좀더 만족스럽게 그 소리를 경청했다. 나는 작업을 멈추고 뼈 무더기 위에 앉았다. 쨍그렁 소리가 잦아 들자 나는 모종삽을 들고 방해 받지 않으면서 다섯 번째, 여섯 번째 일곱 번째 층을 쌓았다. 벽이 이제는 나의 가슴높이까지 올라왔다. 나는 다시 멈추어서 촛대를 들고, 내가 쌓은 벽 너머의 인물에게 희미한 빛을 비추어 보았다
크고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쇠사슬에 묶여있는 형체의 목구멍에서 갑자기 터져 나왔고 나는 뒤로 난폭하게 물러났다. 아주 잠깐 나는 망설였고 떨었다. 결투용 칼을 뽑아 들고 나는 벽감 위로 칼을 더듬거렸다. 갑자기 어떤 생각이 나를 안심시켰다. 나는 벽감의 단단한 짜임새를 손으로 만지고는 만족했다. 나는 다시 벽으로 다가가서 아우성치고 있는 그에게 소리쳤다. 나는 소리의 크기나 길이에 있어서 그의 아우성을 능가하면서 그의 말을 반복하고, 거들었다. 그러자, 그는 점점 조용해졌다.
시간은 이제 자정이었고 나의 작업은 마무리가 되어갔다. 나는 여덟 번째, 아홉 번째, 열 번째의 층을 쌓았고 열한 번째 층의 마지막 부분을 끝마쳤다. 이제 마지막 돌을 끼워 넣고 회반죽을 바르면 끝이었다. 돌의 무게로 씨름하면서 원하던 위치에 돌을 반쯤 끼워 넣었을 때 벽감 안에서 웃음소리가 흘러 나왔고, 내 머리카락이 곤두섰다. 포추나토의 귀족적인 목소리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슬픈 목소리 뒤에 흘러 나온 웃음이었다. 목소리는 말했다.
"하! 하! 하! ...... 하! 하! 하! 하!......정말 재미있는 장난일세...... 아주 훌륭한 장난이야...... 집에 돌아가면 아주 재미있게 웃을 수 있겠어...... 헤! 헤! 헤! 포도주 한잔 하면서 말이지!...... 헤! 헤! 헤! "
"아몬티아도!" 나는 말했다.
"헤! 헤! 헤!...... 헤! 헤! 헤!......그래, 아몬티아도. 그런데 너무 늦지 않았나? 사람들이 집에서 우리를 기다리지 않을까? 내 부인과 나머지 가족들이 기다리지 않겠나? 우리 이만 가세."
"그래" 나는 말했다. "우리 이만 가세."
"제발, 몬트레서!"
"그래" 나는 따라 말했다. "제발!"
그러나 나는 이번 말에는 대답을 듣지 못했다. 나는 점점 참을 수가 없어졌다. 나는 큰 소리로 불렀다.
"포추나토!"
대답이 없었다. 나는 다시 불렀다.
"포추나토!"
여전히 대답이 없었다. 나는 남은 틈으로 촛대를 밀어 넣고 안으로 떨어뜨렸다. 그 대답으로는 벨 소리만 울릴 뿐이었다. 나의 가슴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지하묘지의 축축함이 그렇게 만든 것 같았다. 나는 서둘러 작업을 마무리했다. 마지막 돌을 제 위치에 놓고는 회반죽을 발랐다. 내가 만든 석조물 겉에는 오래된 뼈로 성벽을 쌓았다. 반세기 동안 누구도 그들을 방해하지 않았다. 죽은 자여 고이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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