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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 넷플릭스 드라마 추천, 그는 왜 게임을 설계했나?영화와 음악 2021. 9. 25. 16:58반응형
출처/넷플릭스
오징어게임 - 넷플릭스 드라마 추천
*줄거리스포 있어요
드라마 개요 : 인생의 벼랑끝에 내몰린 사람들에게 목숨을 담보로 게임에 참가하도록 한다. 다만, 자발적 참가를 유도하기 위해 이긴 사람에게는 엄청난 상금이 주어진다.
넷플릭스 플랫폼의 승리: 어떤 상상이든 좋다. 재미있는 것을 보여주마!
누가 이런 신박한 상상을 한걸까. 넷플릭스라는 유연한 플렛폼이 생겨서 우리나라 창작자들에게 기회가 많아젔다. 킹덤과 스위트홈에 이어 또하나의 히트작이 나온것 같다.
처음에 오징어게임이라는 제목을 들었을때 못생긴 혹은 찌질한 사람들이 대결하는 게임인가 생각했다. 요새 못생긴 사람을 오징어라 표현하는걸 종종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징어게임은 내가 어렸을적 종종 하던 바로 그 놀이 '오징어'였다.
오징어게임에 등장하는 게임들은 내가 어렸을적 동네 아이들과 하던 게임들이었다. 베이비부머 세대들도 이런 게임을 했는지 모르지만 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해봤을 게임이다. 그래서 외국사람들은 물론이요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겐 생소한 게임일 것이다. 그런데도 아이들 놀이라는게 워낙 룰이 간단해서 쉽게 게임의 긴장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
오징어게임/넷플릭스 오징어게임/넷플릭스
빚 : 남의 돈은 무섭다
오징어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은 빚을 진 사람들이다. 요새는 빚이라는게 자산의 일부라며 빚내서 집도 사고 투자도 하는것을 자본주의 경제를 잘 이해한 것처럼 포장한다.
주인공은 사채업자들에게 쫓겨 신체포기각서까지 쓴다. 사채업자가 주먹을 휘두르며 원금과 이자를 받아가는 것이나, 은행에서 비대면으로 빚을 독촉하고 돈을 받아가는 방식이나 무섭기는 마찬가지다. 감당할 수 없는 빚에 대한 경각심용 드라마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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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잘 안 변한다
주인공은 참가자들 중에서도 찌질한 사람이다. 중년의 나이에 엄마한테 빌붙어 살고 있는데 개선의 노력따위는 없다. 딸아이 생일날 엄마의 비상금을 털어 경마도박을 해서 상금을 따지만 소매치기 당하고만다. 남은돈 만원으로 딸아이의 생일선물을 사거나 치킨이라도 사줄수 있었지만 이 남자의 선택은 인형뽑기다. 도박 중독이다. 매순간 운을 시험하는 짜릿한 순간에 중독된 것이다.
정이 많은 성격으로 묘사되지만 이런 건 인정 많은게 아니다. 정이 많은 사람이 왜 자신의 가족을 등한시하나. 늙어서 등이 새우처럼 휜 어머니에 빌붙어 사는 모습이나, 딸아이와의 소소한 약속마저 지키려는 의지가 없는데 정은 무슨......
제 어머니의 고생에 눈 감은 사람이 오징어게임 안에서 만난 늙은이에게는 왜 그렇게 인정을 배푸는지 알수 없지만 드라마는 계속되야하니까 이정도는 괜찮다. 내가 빡친 부분은 마지막화에서 딸을 만나러 출국하는 장면에서 나왔다. 딸아이게게 이제 만나러 갈거라고 전화해놓고 약속을 내팽개치는 모습이었다. 이 사람의 명분은 '이런 짓을 하는 놈들이 누군지 알아야겠다'는 것인데 설득되지 않는다. 그냥 게임에 중독된 사람의 핑계일뿐. 이 사람은 죽을 고생을 하고서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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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많은 한 영감탱이가 설계한 죽음의 퍼레이드, 456명의 순장조를 들러리 세우다
오일남은 돈을 굴리며 인간성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돈의 신을 모시며 살았을 것이다. 많은 돈을 가져보고 하고싶은 것을 다 해봐서 사는게 재미없어서 이런 게임을 계획했다고 말한다. 어렸을적 친구들과 시간가는줄 모르고 놀았던 그 감정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다고. 일정부분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오일남이 큰 돈을 들여 이런 게임을 만든 이유는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혼자 죽기 싫어서. 이유는 알수 없지만 뇌종양인 그의 곁에 아내와 아들이 없다. 아무리 부자라도 죽음은 혼자서 마주해야한다. 무서웠을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보다 더 무서웠을 것이다. 막대한 부를 일구기 위해 그는 다른 사람의 인생따위 배려해주지 않았을 것이다. 무자비했을 것이다.
죽음을 눈앞에 두었을때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자기가 밟고 올라선 사람들에게 속죄했을까? 아닐것이다. 그런 사람이라면 이런 게임을 만드는 대신 재산을 사회에 기부했겠지. 이사람은 마지막까지 자기합리화에 돈을 쓴 것이다. 마지막에 주인공과 만났을때 이런 질문을 한다.
"아직도 인간을 믿나?"
오일남은 성악설을 빌어 자기의 무자비한 돈벌이를 합리화하고 싶었을 것이다.
'인간은 원래 악해. 다른 사람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을 수도 있으니까 난 그렇게 잘못한게 아냐. 난 살기위해 애썼을 뿐이야. 그러니까 너도 다른 사람을 죽이고 올라서.'
다른 사람을 자기의 레벨로 끌어내려서라도 변명하려는 오일남의 합리화는 역겹다. 인생의 매순간이 오징어게임처럼 죽느냐 죽이느냐의 선택은 아니며, 목숨과 존엄성을 바꾸는 선택도 얼마든지 있다. 돈의 신을 숭배했던 시한부 늙은이가 죽음의 잔치를 벌이며 함께 죽어줄 순장조를 모집한 느낌이 들어서 매우 불쾌했다. 돈이 많으면 이렇게 사람 목숨가지고 장난도 칠수 있을까 싶었다.
드라마는 완성도 있고 몰입감이 좋았다. 화면구성도 좋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게임이 하나하나 펼쳐질수록 심장이 쫄깃해지며 집중하게 된다. 잘 만들어진 드라마였고 넷플릭스에서 1위 할만했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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