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브웨이 추천메뉴, 알바생과의 박자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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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브웨이 추천메뉴
딸아이가 좋아해서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써브웨이 샌드위치를 사 먹는다. 나의 최애는 역시 에그마요. 부드러운 에그마요에다가 + 바베큐 소스 + 아메리칸치즈로 먹는다. 야채는 피클만 뺀다. 딸아이는 로티세리바베큐치킨을 좋아한다. 치즈는 빼고 바베큐쏘스에 야채는 오이와 할라피뇨를 뺀다. 여러가지 먹어본 결과 로티세리 바베큐치킨과 에그마요로 정착했다.
우리 모녀가 원래 이렇게 까다로운 사람들은 아니었다. 주문할 때 꼬치꼬치 캐물으니 그에 답을 하면서 나의 입맛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써브웨이가 우리의 취향을 일깨워 줬달까? 써브웨이 이용 초반에는 주문하기가 너무 귀찮았다. '대충 알아서 만들어주면 군말 없이 먹을게요'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자 나는 점점 더 까탈스러워지고 있다.
오늘은 알바생 3명이서 일하고 있었다. 그런데 자주 보던 얼굴이 아니었다. 알바생이 바뀌었나 보다. 능숙하게 주문을 받던 알바생은 딱 한번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고 샌드위치를 말아줬었다. 두 개를 사면서 치즈도 다르고 야채선택도 다른데, 언제나 오류 없이 만들어 주곤 했다. 아마 그 알바생은 써브웨이 고인물이었나 본데 오늘은 보이지 않았다. 새로 온 알바생은 샌드위치 두 개를 시켰는데 한개는 샐러드로 만들려고 하고 있었고, 놀란 내가 가까스로 정정했다. 야채코너로 한 발짝 이동하니 다른 알바생이 불안한 눈빛으로 나를 보았다. '제발…... 야채는 다 넣으세요'이런 눈빛이었다. 그러나 어쩌랴. 이것저것 빼 달라고 말했는데 역시나 알바생은 내가 이차방정식 문제라도 낸듯한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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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과의 박자게임
써브웨이에서는 주문할 때 알바생과의 합이 중요하다. 알바생이 주문받을 준비가 되어있을 때 하나씩 말해야 한다. 내가 원하는 바를 한꺼번에 주르륵 말하고 싶어도 참아야 한다. 메뉴얼대로 주문을 받는 알바생이 어차피 시간을 두고 계속 질문을 던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알바생의 질문을 기다렸다가 대답해야 한다. 이것은 마치 두 사람이 같이 춤을 추기라도 하는 것처럼 박자를 잘 맞추어야 한다. 지난 1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이용했지만 여전히 편하지 않은 주문방식이다. 알바생과 주고받는 밀당이 써브웨이 주문의 특별함이자 단점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배달어플로 주문했을 때 훨씬 편안함을 느꼈다. 내가 원하는 것만 콕콕 찍어 주문하고 결제하면 끝난다. 써브웨이는 어서 빨리 자동주문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 같다. 물론 여러 명의 알바생 일자리를 창출하는 점은 기특하다. 그런데 써브웨이 알바생은 주문을 직접 받지 않더라도 할일은 많을 것 같다. 매장에서 빵도 직접 굽고, 재료준비와 샌드위치말기 등의 작업을 하니 말이다.
다른 패스트푸드 가게보다 특히 써브웨이는 더욱더 자동주문 기계가 절실하다. 주문 사항 중 필수요소 4가지를 결정해야 되니 주문 과정이 상당히 번거롭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요청이 잘못 전달되기도 하고. 나는 앞으로도 써브웨이 샌드위치를 먹을 것인데 알바생과 박자맞추기 게임을 그만하고 싶다. 패스트푸드점의 자동주문 기계가 사용자 친화적이지 않아서 욕을 많이 먹고 있다. 그런데 나 같은 사람마저 비대면 주문에 익숙해지고 있으니 이제 기계주문이 대세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