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불편을 팔다 - 뤼디거 융블루트
가구공룡 이케아의 성공스토리
이케아, 불편을 팔다 - 뤼디거 융블루트
이케아는 설립자 잉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의 이니셜에다 그의 고향 마을 엘름타뤼드 아군나뤼드(Elmtaryd, Agunnaryd) 첫 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이토록 스웨덴 느낌 물씬 풍기는 세계적 히트 상품은 아바이후 처음일 것이다.
이 책은 이케아 설립자 캄프라드의 어린시절부터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을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이케아가 어떻게 전 세계 가정에 DIY 가구를 팔게 되었는지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이케아는 ‘가구는 물려받는 것’이라는 유럽인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바꾸었다. 또 젊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취향대로 집을 꾸미며 가구도 수년에 한 번씩 유행 따라 바꾸는 패션아이템처럼 여기도록 만들었다.
이케아는 스웨덴의 건축기업과 공동으로 보클로크란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케아 스타일에 이케아 가격을 가진 아파트와 조립식 주택을 생산하고 있다. 미래를 그린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이케아 가구로 꾸며진 조립식 주택에서 살고 있는 수많은 1인 가구들!
대체로 ‘이케아 정말 독특하고 대단하다’는 톤으로 서술하고 있으나 부정적인 의견도 나온다. 설립자가 젊었을 때 나치에 동조한 일(물론 후에 사과했다)과 주식을 공개하지 않아서 자산가치나 지분구조가 비밀에 싸여있다는 점 등이다.
이케아 광명에 처음 갔을 때가 생각난다. 노랑과 파랑의 산뜻한 IKEA 로고를 봤을 때 무척 설레었던 기억. 엄청난 인파. 중간에 빠져나오기 힘든 미로 같은 동선. 이케아에서 쇼핑하는 것은 에너지 소모가 크기 때문에 계산대 뒤에서 저렴한 가격의 핫도그를 보면 망설이지 않고 먹게 된다. 이런 영리한 자들!
이케아는 정말 불편을 판다. 플랫팩(납작하게 포장된) 가구를 차에 싣는것은 꽤 번거로운 과정이다. 불친절한 설명서만보고 가구를 조립하는 것은 생각만큼 만만하지 않다. 나는 이케아에서 그동안 안락의자, 책장, 서랍, 선반, 이층침대를 샀다. 개장 후 2~3년 동안 산 것들인데 앞으로 큰 가구는 안사지 싶다. 철제로 된 이층침대를 남편과 함께 조립했는데...... 음...... 다시는 안하고 싶은 경험이었다. 온갖 음식을 다 배달시킬 수 있는 편리한 나라에서! 된장 고추장 김치가 전부 산업화 된 우리나라에서! 내가 뭣 땜에 어렵고 힘든 가구조립을? 굳이? 감히 단언컨대 모든 걸 감수할 정도로 싸진 않다. 이케아에서는 서랍장이나 의자정도 사는 게 적당하다.
그럼에도 나는 종종 이케아에 갈 것이다.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꽤 즐겁기 때문이다. 잘 꾸며진 거실, 침대, 주방을 보면서 인테리어 취향을 키울 수 있다. 또 식당음식이 저렴하고 맛도 괜찮다. 미로의 마지막에는 온갖 물건들이 펼쳐져 있는데 대게는 필요한지도 몰랐던 것들이다. 없어도 될 물건들이지만 싼 값에 뭐하나 사들고 집에 가는 맛! 이 맛에 나는 이케아에 간다.